안두익 목사

그리스도를 품고 사는 사람들로 나를 통해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로 드러나기를 바라며,‘온 땅에 그리스도의 향기를’교회목표로 삼고 서울 광진구 동성교회 를 섬기신다. 광진경찰서 경목실장으로 경찰선교에도 함께하시며, 최근 성경 본문 내용에 충실한 대지설교를 위한 지침서인 강해적 대지설교를 발간하셨다.


  제가 청년 시절 많이 읽었던 소설 가운데 하나는 이문 열 씨의「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입니다. 내용은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권력에 대항해 보지만 어쩔 수 없이 환경에 굴복하고 결국에는 그 권력에 빌붙어 사는 사람 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병태 는 학급의 반장으로 권력을 쥐고 있는 엄석대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항해 봐야 돌아오는 것은 따돌림과 누명뿐이라는 사 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엄석대에게 달라붙어 자기 안위를 도모하는 사 람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었던 청년 시절에는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희끗희꿋 머리가 바래고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남아 있는 시기가 되자 청년 시절에는 그렇게 싫었던 나약한 병태의 모습이 내 안에 많이 존재하고 있 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소설에서처럼 우리의 살아가는 현실도 별반 다르 지 않았던 것입니다.

  내게 피해만 없다면 부당한 권력에 도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 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일본 제국주의 시절 변절한 수많은 사람들 을 욕하지만 그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요? 지금도 부당 한 일에 흥분하지만 조금이라도 나에게 해가 되면 제삼자처럼 조용히 뒷걸음 을 칩니다. 그리고 자신과 관계없으니 상관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눈 과 귀를 닫아버립니다.

  하워드 가드너는「열정과 기질」이란 책에서 무서운 세상은 무심한 세상에 서 태어난다는 말을 했습니다. 어떤 면에서 이 말은 진리입니다. 우리가 눈을 닫고 멈춰 서면 그때는 나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을지 몰라도 결국 그것이 빌 미가 되어 무서운 세상이라는 결과로 우리를 다시 덮쳐온다는 사실을 기억해 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성도들은 이 시대의 선각자가 되어 주님이 맡겨주신 일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가정을 바로 세워가고 있는지, 이 민족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하나님 보시기에 정의롭게 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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