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목사
경북 · 울산경찰청장, 경찰청 수사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경찰선교회 대표로 15만 대한민국 경찰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원한다. 사람에게 내일은 희망이며 행복이 며 기쁨이다. 그러나 젊은 청년들이 우리나라를 일컬어「헬 조선」이라고 자조적인 푸념을 한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왜 그럴까? 부모세대인 기성세대는 이러한 청년들 의 하소연을 들으면 배고픔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의 철없는 소리로 치부하기 일쑤 였다. 그러나 최근에 각종 여론 조사기관이 내놓은 사회적 지표와 관련한 여러 통계 를 보면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이 간단치 않음을 알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 이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대부분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하루하루를 생활 하고,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가 집값 전셋값의 폭등으로 집을 마련할 수도 없고, 은 행을 이용하려고 해도 각종 대출 규제로 무엇을 어떻게 해볼 수 없이 앞뒤가 꽉 막힌 자기들의 처지를「헬 조선」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면 기성세대는 희망적인가? 그렇지 않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해괴한 경제정책과 근로자의 과도 한 기본급인상,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자가 주축인 중산층은 붕괴되고 양극화 현상이 역대 어느 정부 때 보다 심화되었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소유자, 세입자, 무주택자 모두를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 서민 경제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부의 재난지원금 무작정 살포는 이 나라가 멀지 않아 포퓰리즘으로 망한 베 네수엘라와 같은 나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정치권에서 간간이 나오는 토지공 개념 도입과 음식점 등 자영업의 총량 제한제 등 좌파적 발상은 이 나라가 잘못하면 공산화되는 것이 아 닌가 하는 불안감이 사회 전체를 엄습하고 있다.
6.25 전쟁 중 북진하던 UN군이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에 도착했을 때 영하 40도의 혹독한 추위가 휘몰아쳤다. 미 해병 1사단은 중공군 7개 사단과 사투를 벌였다.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1일까지 장진호∼함흥 사이에서 벌어진 이 전투에서 미군 4,500여 명이 전사하고 7,500여 명이 부상당했다. 장 진호에서 철수하던 날 아침, 종군기자가 얼어붙은 통조림을 손으로 녹이고 있는 한 병사에게 다가갔다. 병사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손가락은 동상에 걸려 거의 쓰지 못하는 상태였다. 기자는“내 가 만약 하나님이어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다면 무엇을 갖기를 원합니까?”라고 말을 걸었다. “Give Me Tomorrow!”(나에게 내일을 주시오!) 병사의 대답이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한 가지 간절한 소망을 바랄 수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내일’이라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밝은 태양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가장 강한 무기는‘내일’이라는 희망이었다. 그들 이 장진호에서 느꼈던 절망 속의‘내일’이 바로 대한민국의‘오늘’이리라.
우리는 병사들이 절망 속에서 그토록 소망했던‘내일’을 지금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절망 속에서 부 르짖던 그 희망과 행복과 기쁨이 가득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전쟁의 고통도 참았다. 배고픔도 참았 다. 모진 환경과 역경을 극복하며 신명 나게 살아갈 세상,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느끼며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처절하게 살아왔다. 전쟁의 폐허위에 도무지 착근하기 어려우리 라 생각했던 희망의 씨를 뿌려 소중한 열매가 열리게 함으로서 세계는 우리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고, K-POP을 노래하며 감탄하는 시점에 우리의 청년들은 왜 좌절하며 분노하며 자기의 조 국을 헬 조선이라고 하는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민주 열사로 분장한 도시의 사냥꾼들이 이 땅을 지배 해 그들만의 광란의 사육제(謝肉祭)를 즐기는 동안 우리는 철저히 아웃사이더이었기 때문이다. 부끄러움 을 모르는 포식자들의 무능과 위선과 오만 앞에 우리는 분노하는 것이다. 포악한 바벨론 포로 70년보다 더 무섭고 떨리는 것은 부르짖어도 대답 없는 절망의 신구약 중간기 암흑의 시대인 것이다. 일어나 걸어 라! 대한민국이여! 일어나 걸어라! 일어나 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