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다. 자유롭다. 행복하다.

안개비, 보슬비, 가랑비,
장대비를 골고루 맞아 보니 그가 말한
감각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빗속을 걷는데 걸리적대는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자유로웠다. 숲속 나뭇잎들이 장난을 걸어왔다.
숲에서 바닷가의 비릿한 생선 냄새가 났다. 멀리 떨어진 마을의
교회 종소리가 은은하게 숲을 찾아 스며들었다.
평화롭다. 자유롭다. 행복하다.
오감이 충만했다.

– 김인식의 《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서 걸었습니다》 중에서 –

* 숲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평화로움입니다. 고요함입니다.
뒤이어 저절로 뒤따르는 충만한 행복감입니다.
우리가 쫓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천천히 걷는 우리에게 평화와
고요와 행복이 조용히 다가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들리기
시작합니다. 멀리 떨어진 교회 종소리, 묻어 두었던
마음의 소리, 양심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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