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규 안수집사
서울지방청 용산경찰서에 근무하고 있으며 용산경찰서 기독선교회장으로 일터현장을 섬기고 있다. 1남 2녀의 가장으로 온 가족이 서울 광명교회에서 찬양반주와 교회학교 교사로도 섬기고 있는 신앙의 대를 이어가는 귀한 믿음의 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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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늦은 밤 연락이 뜸한 지인들로부터 전화가 오는 때가 있다. 십중팔구 전화를 건 상대방이 곤란한 일에 빠져있음을 직감한다. 불안한 느낌이 잘 맞아떨어지는 이유는 오랜 시간 근무한 경찰관의 본능이 발동되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갑작스러운 사고가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한다. 그런 전화들은 운전 중 사고를 당했거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경찰서를 찾게 되는 경우다. 근무 경험을 동원해 상담해주면 안심이 되는지 수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던 거친 숨소리가 잦아든다. 단잠을 깨운 전화지만 지인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이 피곤함을 사라지게 만든다. 도움받기보다 도와주었을 때 얻는 기쁨이 더 크다. 사랑받기보다 사랑을 주었을 때 얻는 기쁨이 큰 것과 마찬가지다. 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좋아서 경찰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심리는 참 이상하다. 막상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니 하기 싫어진다. 경찰서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상대 할 수록 더 하기 싫어지고 회의감마저 드는 때도 있다.
근묵자흑이라고 검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 그들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오랫동안 교회에 다니고 있지만 마음은 갈대와 같이 흔들린다. 성경책에 늘 먼지만 쌓여있다. 최근에는 일 핑계로 주일 예배드리기도 버겁게 느껴진다. 늘어진 뱃살처럼 게으름이 영혼을 갉아먹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예수 믿으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들을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내 믿음이 작아져서 그런 것인지 헷갈린다. 이대로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이 겁나지만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가장 두려운 것은 믿음을 잃어버리는 거다. 죽었다 깨어나면 천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천국을 확신하면서 예수 믿으라고 전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했다. 다들 먹고살기 바쁘다. 진급하고 돈 벌고 건강관리 하며 아이들도 돌봐야 한다. 시간이 없다. 삶 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복음이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관심조차 없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지도 않고 괜히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도 싫다.
직장에서 전도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선배들보다 후배들이 많아지는 사무실에서 예수 믿으라는 말을 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직장에 교회가 있는 것과 선교회 회원들이 있어 하나님께 감사하다. 경찰서 선교회 예배와 모임은 힘들고 지친 모든 이들에게 생명수를 공급받는 곳이다
강산이 변하고 사람이 바뀌어도 성경은 진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세상보다 더 좋은 천국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산길을 걸어 정상에 올랐을 때 숲이 보이듯 인생을 지나면 옳고 그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조금이라도 후회하지 않으려고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하려 한다. 주님 앞에 갔을 때 부끄러운 행동을 줄이기 위해 조금씩 노력할 뿐이다. 많은 일을 하기보다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믿음이 성장하면서 부끄러운 행동들을 줄여나가기를 기대한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더 돌아보려고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내면을 쌓아가려고 노력한다. 아침마다 난 오늘도 말씀으로 일어선다.
코로나가 있기 전에 용산서는 매주 목요일 저녁 큐티 모임으로 딤후 3:16-17절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여 하나님이 원하시는 경찰관으로 살기 위해 말씀으로 양육을 받았다. 매주 목요일 정기예배 시에는 경찰은 경찰이 전도한다. 마음으로 10.10 30운동(하루 10분 자기가 근무하는 경찰서를 위해 기도하고 10명이 소그룹운동으로 제자 삼고 30명이 모여 예배를 드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으로 예배를 드렸다. 주일에는 유치장 예배 및 정기예배로 직원들과 타격대원들이 함께 예배를 드렸다 모든 선교회 활동이 어려운 지금 아침에 말씀으로 선교회 회원들이 큐티를 하고 목요일에는 기도로 지친 영혼을 깨우고 있다
모든 예배와 양육으로 섬기시는 김세정 목사님과 열악한 환경이지만 사명으로 감당하시는 모든 경찰선교사님과 선교회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며 하나님께서 의의 면류관으로 보답하시리라 믿는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장 1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