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목사

경북⋅울산 지방경찰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경찰선교회 대표로 15만 대한민국 경찰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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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역사는 5천여 년이 된 것으로 말한다. 우리는 민족의 활동영역이 한반도 내로만 인식하고 있지만 A.D 676년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 이전에는 지금의 중국 동북 3성이 모두 고구려, 부여, 발해의 근거지였다. 중국이 대중화(大中華)의 환상에 빠져 이 지역의 역사를 자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 하니, 현재의 통치지역과 고대사의 엄연한 사실이 상호 충돌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통일신라 이후 고려, 조선을 거치며 우리나라는 압록강. 대동강 이남의 한반도에 국한된 반도 국가로서만 인식되어왔다. 우리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북한에 정부가 있는 한 실효적 지배가 미치는 지역은 휴전선 남쪽으로 제한된다. 사실상 섬나라와 다름없다. 영토적으로는 G20 국가 중 가장 작은 나라(107위)지만, 인구(28위), 국내총생산(12위), 1인당국민소득(24위), 수출(6위), 수입(8위)의 국가지표를 보면 결코 극동에 위치한 작은 나라라고 볼 수 없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 비중이 80%를 훌쩍 넘길 정도로 수출의존도가 높으며, U.N 회원국 195개국 모두와 교역하고,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국가는 157개국으로 미국,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등과 함께 4위(아시아 1위)로 국가의 모든 시스템이 국제사회와 연동되어 있는 열린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글로벌화 된 나라에 살면서도 이념과 의식은 영토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내부지향적인 모습을 보인다. 우리의 시선은 세계를 보려고 하지 않고 귀소의 본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왜 좁은 나라에서 벗어나 세계로 향하지 못할까? 사유(思惟)의 틀이 구심력이 우선하여 작용하다 보니 모든 문제가 국내에서 용광로처럼 들끓고, 소중한 이웃을 못살게 굴며 살아감이 예사롭게 생각된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악습이 아직까지 우리 의식에 남아있고, 내 이웃에게 원수보다 더 독한 말을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공격심리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회는 개방화 글로벌화 되어 가는데 우리는 혈연, 지연, 학연 같은 1차 집단에 매몰되는 기현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국가, 사회, 이웃이 주는 스트레스가 고조되고 급기야 우리 모두에게 절망해야 하는 집단 히스테리를 앓고 있다. 경제적으로 세계 12위권 국민의 행복지수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일 뿐 아니라, 부끄럽게도 아시아에서도 하위권에 속한다니 할 말이 없다. 경제적 부유함이 행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정신을 국가나 국민이 모두 방기(放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를 변화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북한과 중국의 동북 3성, 내몽고와 몽골에는 우리와 문화, 풍습, 전통이 비슷한 민족이 살고 있고,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을 포함한 연해주는 오랜 시간 우리와 인접하여 생활을 공유하고 소통한 역사가 있는 지역이다. 이곳으로 시야를 돌려야 한다. 이들은 우리의 발걸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조지 프리드만 박사가 동북아 경제블록이 달성되면 그 중심에 있는 한국이 G2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예측 하지 않는가. 우리의 시야를 더 넓은 대륙과 태평양을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영토가 좁고 부존자원이 없으나 사람은 많은 나라이다. 국내에서 작은 파이를 서로 먹기 위해 아귀다툼하지 말고, 시선을 돌려 넓고 먼 세상을 바라보자. “배가 항구에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를 만든 이유는 아니다.” 아랫배에 힘을 주고, 가슴을 활짝 펴고, 더 넓은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 임마누엘의 확신을 가지고 꿈과 희망이 있는 광활한 세계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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