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춘경 목사

경찰선교회 및 서울청, 수요·주일공동체 지도목사로 후배경찰들을 섬기고 있다. 최근 하나님이 주신 숙명‘기븐’이라는 자전적 간증을 담은 책을 펴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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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자가 되어 유명해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큰 것, 위대한 것이 선으로 여겨지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땅에서 작은 자, 낮은 자로 섬기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신다. 그러면 하나님 나라에서 큰 자로 세워주시겠다는 것이다. 어느 날 세베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께 메시야 왕국에서 자신들을 왕의 좌우편에 앉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대하여 예수님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막 10:43-44)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셨을 때 자신의 모습을 감추시고 종의 역할을 맡으셨다.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려 오신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신의 목숨을 대속물로 주기 위해 오셨던 것이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마지막 밤을 제자들과 보내면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심으로 섬기는 자의 본을 보이기까지 하셨다. 그럼으로 ‘너희도 이같이 하라’고 가르치셨다. ‘섬기는 자’는 헬라어로 종을 의미하는 디오코노스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제자를 향한 가르침은 “너희가 서로 종의 역할을 감당하라”는 것이다.

미국의 휘턴대학 총장을 역임하신 고 레이몬드 에드만 박사는 “우리의 임무는 지도자를 훈련 시키는 것이 아니라 종을 훈련 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서번트 리드쉽인 것이다. 섬기는 자인 종은 다른 사람의 주의를 자신에게로 끌지 않고 보이지 않게 자기의 맡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또한 종은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맡은 일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마지막 날에 심판 주이신 주님께서 우리를 평가하시기 때문이다.

바울은 제1차 전도여행 때 바보에 이르러 그곳의 총독 서기오 바울을 만나 복음을 전한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모르지만 다음 선교지에서 사울이었던 자신의 이름을 바울로 바꾸어 부르게 된다. 사울은 크다는 의미의 유대식 이름이고 바울은 작다는 의미의 로마식 이름이다. 베냐민 지파였던 사울은 사울왕처럼 큰 자가 되고 싶어서 사울로 이름을 지었으며 실제로 세상에서 잘 나가는 큰 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랬던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바보섬에서 서기오 바울의 겸손한 태도를 보고 큰 자인 사울에서 작은 자인 바울로 이름을 바꾸지 않았는가 생각하게 된다.

그러므로 빌립보서 2:3절에서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라고 말한다. 자기 안에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허영과 다툼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 안에 있는 겸손을 깨달은 바울은 우리를 향하여 각기 남을 낫게 여기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감리교 창시자인 웨슬레는 회개 중에 제일 먼저 해야 할 회개는 지갑의 회개라고 했다. 회개하면 지갑을 먼저 열어 이웃을 섬기게 된다는 것이다. 삭개오의 회개도 지갑의 회개이다. 불의하게 거두어 들여 지갑이 두둑해졌으니 네 배로 갚겠다고 회개한다. 불의한 청지기도 지갑의 회개이다. 청지기는 당시 주변나라의 이자율을 적용하여 기름 50말을 빌렸으면 갚을 때엔 100말을 갚게 했고, 밀 80석을 빌렸으면 갚을 때는 100석을 갚게 했다. 그러나 나중에 회개하고 기름 50말 빌려 간 사람에게 다시 50말로 고쳐 쓰게 한다. 밀 80석을 빌려 간 사람에게 다시 80석으로 고쳐 쓰게 한다. 청지기가 선을 베푼 것이 아니라 원래 상태로 고쳐 놓은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이 정해 놓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회개인 것이다.

섬김받기만을 원하고 섬김의 실천이 없어지는 요즈음 예수님의 제자 된 우리들은 이웃을 섬김으로 종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그것이 바로 삶의 예배자로 사는 것이다. 그러면 우주만물을 공의로 통치하시는 주님께서 하나님 나라에서 우리를 큰 자로 삼아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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