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욱 목사
총신대학교 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 동작구 대방교회 청년부를 섬기고 있다. 인스타그램 <물음에 답하다>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돈과 하나님, 내가 왜 죄인인가요’ 등 기독교인의 삶에 관련된 질문에 목사로서 답변을 주는 이 시대에 쓰임 받는 온라인 사역자이다. 최근 발간된 책 <보통의 질문들> 저자이기도 하다. 목사님께서 경찰선교지에 귀한 글을 보내주셨다.
“네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마! 네가 간절히 원하면 무엇이 든 할 수 있어.”
오늘날 우리 주변에선 우리를 향해 끊임없이 말한다.“ 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넌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내 한계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들 리는 이 말은 환상이다. 나도 한 때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 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의지 탓이지 능력 탓은 아니라고 믿었다. 하지만 아 니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었다면 적어도 난 지금 이 모습은 아닐 게 분명 하다. 수많은 시간동안 난 끊임없이 한계를 경험했고 내 마음먹은 대로만 인생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날 세상은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 를 정하지 말라고 외친다. 한계 따위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대로 정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하상욱 시인은 말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코끼리를 향해“코만 사용하지 말고 점프를 해서 높은 나무 위 의 열매를 따먹어. 너도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하지만 그건 오히려 코끼리에게 더 큰 좌절을 안겨주는 꼴 입니다. 코끼리에게 필요한 건 점프가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 는 코를 잘 사용하는 거죠.’
하상욱 시인의 말처럼 아이러니하게 우리는‘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 때문에 더 큰 좌절을 경험한다.‘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의 벽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혼란을 겪는다.“역시 나는 이것 밖에 안 되나?”“나 같은 놈이 그렇지 뭐”“이번 생은 망했어”‘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믿 음이 무너질 때 우리는 더욱 큰 좌절과 낙망에 빠진다.
이런 낙망과 좌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아니, 나는 여기까지 야”라고 한계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다. 코끼리가 점프하지 않고 코만 사용한다고 해서 한계에 갇힌 바보가 아니듯 내 한계를 인정한다고 실패한 인생이 되는 건 아니 다. 분명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뛰어넘겠다며 발버둥치는 건 용기가 아니라 객기일지 모른다. 객기는 오히려 우리를 망가뜨린다.
우리의 가장 분명한 한계는 세상을‘내 중심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살 수 없다 는데 있다. 내 인생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세상과 내 인생의 주인 은 내가 아니다. 물고기가 물 속에서 살고, 새가 공중에서 살 듯, 하나님께서는 인간 이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도록 창조하셨다. 우리는 하나님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때 인생의 행복과, 만족과, 아름다움과, 영광을 경험할 수 있다. 인간다움은 내가 원 하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환상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살아야 한다는‘하나 님 중심’에서 나온다.
우리가 하나님 안에 있을 때 더 이상 우리의 한계는 좌절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고유한 나만의 모습일 뿐이다. 그러므로 코끼리가 코끼리답게 살기 위한 행복이 점프가 아니라 코를 잘 활용하는 삶이듯,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행복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삶에서 나온다.
모든 걸 다 할 수 없으면 어떤가? 모든 걸 다 하실 수 있는 하나님 안에 있는데 그 러니 자신있게 외치자“나는 여기까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