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호 집사
변호사 특채과정으로 경찰에 입문해서 경기북부경찰청 남양주 북부경찰서 경제범죄 수사팀에서 섬기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가정을 출발하기도 했다. 앞으로 다음 세대 경찰선교를 위해 준비된 귀한 일꾼이다.
20. 12. 11. 16:30경 경찰청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합격자 명단에서 내 수험번호를 보았다. 체력시험에서 아쉬운 결과,
면접 전형에서의 불만족스러운 답변의 순간들이, 면접 후 합격자 발표까지의 2주간 동안 나 자신을 괴롭혔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면접관들로 하여금 나의 실수가 아닌 진솔한 답변과 경찰로서의 진정성을 볼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찰이 되고자 마음을 먹었던, 또한 면접 후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과 나 자신에게 되새겼던 많은 다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당사자에게 다가온 일생의 사건을, 일상의 사건으로 치부하지 말자”
“각각의 사건에서, 개별적 정의를 실현하자”
“기계적 기술자가 아닌, 마음과 영혼을 고치는 사회적 치료사가 되자”
“기록은 꼼꼼히, 법리는 예리하게, 처리는 신속히, 결과는 공정하게”
돌이켜 보면, 이러한 초심은 경찰관으로서 초심이기도 하지만, 언제부턴가 잊고 있었던 변호사·변호인으로서 초심이기도 했다.
어릴 적 나는 단지 돋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공부를 남들보 다 아주 조금 잘한 것뿐인데, 그것이 대단한 능력인 것처럼 생각했다. 남들로부터 인 정받기를 원했고, 그러한 마음의 수단으로 공부를 선택하였다. 사회를 선한 방향으 로 변화시키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옮기는 새로운 시대의 첫째가 되고 싶기보단, 구 시대의 막내로서 내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러 방법으로 내 마음으로 돌이키셨다. 마음의 중심이 올바로 서지 않은 사람의 성공은 그 사람을 결국 파멸로 이끌 것이고 나아가 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책상 앞에서 의 고뇌의 시간, 다락방 안에서 기도 시간들, 부모님 중보 등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돌이킴의 시간들 중에 감사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삶이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대략적으로 보았을 때 인생의 절 반쯤을 지난 지금…. 주어진 나의 삶 속 사명을 고민한다. 뛰어나진 않지만, 성실한 자세를 가진, 겉모습이 화려하진 않지만, 마음이 따뜻한 변호사가 되고자 했던 다짐 과 같이, 이와 같은 경찰이 되고자 한다.
경찰의 길을 시작하는 지금, 반성하는 의미로 변호사의 길을 가게 했던, 내 다짐 들을‘변호사의 삶’속에서 얼마나 지켰는지 생각해 본다. 기관에서는 민원인을, 로 펌에서는 의뢰인을 대했을 때 상대를 평정이나 수임료의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 하였는가. 돌이켜 보면 부끄럽다. 겉으로는 친절히 대했을지 몰라도, 마음속 상처까 지 공감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경찰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자 한다. 자신들의 주장만 고집하는 사건 당사자·민원인들, 근평 등 작은 이익에 다툼하는, 자신의 편함만 추구하는 사람들 앞에서 좌절감과 나 자신의 한계를 매일 느끼지만, 나도 이들과 다르지 않으며, 하나님께서 죄인인 나를 사랑 하심과 같이, 그들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 렇기에 현실에 대한 외면보다는 오늘도 나에게 찾아온, 내 양을 먹이는 자가 되고자 한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짊어지며, 오늘도 좁은 길로 가는 삶을 살고자 한다.